2009년 10월 20일
이런 무개념을 봤나
요즘 서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덕분에 희한한 사람도 보게 되네요.
사건의 발단은 아래, 일요일이 되겠네요.
문학 파트를 담당하시는 직원분께서 점장님께 말을 했나 봅니다.
책을 계속 구겨서 보는 손님이 있다고.
노트를 처음 사서 필기를 할 때 제본 부분을 눌러서 접어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처럼 책을 제본부분을 눌러 접어서 본다는 거지요.
자기 책이면 취향이니까 뭐라 할 게 아닌데(솔직히 책 수명 상할까봐 전 그렇게 못하겠습니다만)
문제는 서점에서 판매를 하는 책이라는 거죠.
대부분의 손님들은 책을 살 때 여러권 겹쳐 진열된 책이라면(대개 베스트셀러)
맨 위에 깔려있는 책은 잘 안 삽니다.
보통 아래에 깔려있는 책을 삽니다. 저도 그렇고요.
맨 위의 책은 많은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약간 붕 떠있기도 하고, 좀 꺼려지죠.
그런데 이 손님은 그 수준을 넘어서 새책을 거의 중고책으로 만드는 수준이니 좀 심각하죠.
그 직원분이 몇 번 주의를 줬는데도 계속 그렇게 봤나 봅니다.
책 4권 정도를 찾아서 점장님께 보여줬고, 점장님도 심각함을 느꼈죠.
그날 직원분은 오전근무라 일찍 퇴근하셨지만,
대략적인 인상착의와 출몰시간(?)을 알려줬습니다.
딱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시간만큼 책을 보고 가는 모양이더군요.
그 정보를 토대로 저와 점장님은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증거도 없고, 책을 읽고 있는데 책 좀 보자며 상태를 살펴보는 것도 실례죠.
그래서 계속 눈치를 주며 그 손님을 주시했는데,
다 읽었는지 책을 덮고 서가로 가더군요.
멀찍이서 따라가보니 그 손님이 책을 다시 꽂은 곳은 바로 삼국지.
대략 4~6권 사이의 한권이었는데, 손님에 가려서 몇 권인지는 몰랐습니다만,
손님이 꽂고 지나간 후 책들을 만져보니 5권에서 온기가 남아있더군요.
이에 그 손님이 삼국지를 1권부터 읽고 있다고 생각하고,
1권부터 5권까지 책 상태를 살펴봤습니다.
정말 과관이더군요. 완전 중고책이었습니다. 제본 부분이 접혀서 책이 붕 뜬건 물론,
몇 권은 중간에 페이지를 접어놨더군요. 어디까지 읽었나 표시되게.
담당 직원분이 퇴근하셔서 다행이지, 직접 보셨으면 뒷목 잡을 일이었습니다.
증거물과 범인의 인상착의, 출몰시간까지 모두 확인했고,
삼국지 5권까지 다 읽었으니 다음 6권을 읽으러 올 건 자명한 사실.
이미 범인은 서점을 나간 뒤라 다음날을 기약했습니다.
그리고 결전의 날!
얼마전, 시간상으론 어제의 일이네요.
웬일로 범인은 낮시간에 서점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점장님께 보고 들어가고, 점장님과 제가 돌아가면서 범인을 멀찍이서 바라보는
감시체계를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눈치를 보는 모양인지 좀처럼 책을 꺼내지 않더군요.
삼국지 근처에서 서성거리기는 했지만 그 주위를 돌며
서서 책 한 권씩 뽑아 앞부분 살짝 읽고 다시 꽂고, 다른 책 뽑아 읽어보는 등의 행동의 반복.
현행범으로 잡으려는 계획은 결국 포기했습니다.
점장님은 저보고 문제의 삼국지 전권을 가져오라 하셨고,
그 범인에게 다가가 잠시 얘기 좀 하자며 사무실로 데려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좋게 넘어가려 했습니다.
점장님도 잘못을 시인받고, 다음부터 이러지 말라는 경고 정도만 할 생각이셨죠.
하지만 범인이 참 무개념이더군요.
나이도 어린 것도 아니고, 적어도 20대 후반으로 보이던데.
자신이 책을 그렇게 만든 건 금방 인정합니다만,
절대 자신은 잘못을 한 게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책을 읽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그런 식으로 읽을 수 있다.
중간에 페이지를 안 접어 놓으면 다음에 와서 어디서부터 읽어야할지 어떻게 아냐.
그럴 수도 있는 일이지, 뭘 그렇게 몰아세우느냐.
대충 이런 식의 말의 반복이었습니다.
여긴 도서관이 아니라 서점이다.
책을 읽을 수는 있다. 하지만 파는 책이니만큼 깨끗하게 봐야 하지 않는가.
책을 이렇게 만들어놓으면 누가 사겠는가. 완전 중고책이지 않는가.
이 책이 당신 개인 책이라면 접든 낙서를 하든 상관하지 않지만, 이건 엄연히 판매를 하는 책이다. 이래선 팔지도 못하고, 반품을 해야 하는데 모두 서점측에서 다 부담해야 한다.
이렇게 말해봐야 소 귀에 경 읽기.
참 뻔뻔하더군요.
결국 읽은 책들을 모두 구입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는 서점에 오지 않을 것인가.
양자택일을 하라고 하니 할 말을 잃더군요.
서점에 와서 책은 읽고 싶고, 하지만 이 책들을 모두 사기는 싫고.
말은 안 했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눈에 훤히 보였습니다.
결국 서점에 다시는 안 오는 걸로 결론을 맺었습니다만,
쫓겨나가는 거면 얼른 나갈 생각은 않고
화장실에 들러, 그것도 큰 볼일을 보고 나가더군요.
나 참, 살다살다 이런 무개념은 처음 봤습니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 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희한한 사람들이 간혹 온다고 하니,
앞으로 이런 사람들을 몇 번 더 볼지도 모르겠네요.
에휴, 한숨만 나옵니다.
덕분에 희한한 사람도 보게 되네요.
사건의 발단은 아래, 일요일이 되겠네요.
문학 파트를 담당하시는 직원분께서 점장님께 말을 했나 봅니다.
책을 계속 구겨서 보는 손님이 있다고.
노트를 처음 사서 필기를 할 때 제본 부분을 눌러서 접어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처럼 책을 제본부분을 눌러 접어서 본다는 거지요.
자기 책이면 취향이니까 뭐라 할 게 아닌데(솔직히 책 수명 상할까봐 전 그렇게 못하겠습니다만)
문제는 서점에서 판매를 하는 책이라는 거죠.
대부분의 손님들은 책을 살 때 여러권 겹쳐 진열된 책이라면(대개 베스트셀러)
맨 위에 깔려있는 책은 잘 안 삽니다.
보통 아래에 깔려있는 책을 삽니다. 저도 그렇고요.
맨 위의 책은 많은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약간 붕 떠있기도 하고, 좀 꺼려지죠.
그런데 이 손님은 그 수준을 넘어서 새책을 거의 중고책으로 만드는 수준이니 좀 심각하죠.
그 직원분이 몇 번 주의를 줬는데도 계속 그렇게 봤나 봅니다.
책 4권 정도를 찾아서 점장님께 보여줬고, 점장님도 심각함을 느꼈죠.
그날 직원분은 오전근무라 일찍 퇴근하셨지만,
대략적인 인상착의와 출몰시간(?)을 알려줬습니다.
딱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시간만큼 책을 보고 가는 모양이더군요.
그 정보를 토대로 저와 점장님은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증거도 없고, 책을 읽고 있는데 책 좀 보자며 상태를 살펴보는 것도 실례죠.
그래서 계속 눈치를 주며 그 손님을 주시했는데,
다 읽었는지 책을 덮고 서가로 가더군요.
멀찍이서 따라가보니 그 손님이 책을 다시 꽂은 곳은 바로 삼국지.
대략 4~6권 사이의 한권이었는데, 손님에 가려서 몇 권인지는 몰랐습니다만,
손님이 꽂고 지나간 후 책들을 만져보니 5권에서 온기가 남아있더군요.
이에 그 손님이 삼국지를 1권부터 읽고 있다고 생각하고,
1권부터 5권까지 책 상태를 살펴봤습니다.
정말 과관이더군요. 완전 중고책이었습니다. 제본 부분이 접혀서 책이 붕 뜬건 물론,
몇 권은 중간에 페이지를 접어놨더군요. 어디까지 읽었나 표시되게.
담당 직원분이 퇴근하셔서 다행이지, 직접 보셨으면 뒷목 잡을 일이었습니다.
증거물과 범인의 인상착의, 출몰시간까지 모두 확인했고,
삼국지 5권까지 다 읽었으니 다음 6권을 읽으러 올 건 자명한 사실.
이미 범인은 서점을 나간 뒤라 다음날을 기약했습니다.
그리고 결전의 날!
얼마전, 시간상으론 어제의 일이네요.
웬일로 범인은 낮시간에 서점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점장님께 보고 들어가고, 점장님과 제가 돌아가면서 범인을 멀찍이서 바라보는
감시체계를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눈치를 보는 모양인지 좀처럼 책을 꺼내지 않더군요.
삼국지 근처에서 서성거리기는 했지만 그 주위를 돌며
서서 책 한 권씩 뽑아 앞부분 살짝 읽고 다시 꽂고, 다른 책 뽑아 읽어보는 등의 행동의 반복.
현행범으로 잡으려는 계획은 결국 포기했습니다.
점장님은 저보고 문제의 삼국지 전권을 가져오라 하셨고,
그 범인에게 다가가 잠시 얘기 좀 하자며 사무실로 데려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좋게 넘어가려 했습니다.
점장님도 잘못을 시인받고, 다음부터 이러지 말라는 경고 정도만 할 생각이셨죠.
하지만 범인이 참 무개념이더군요.
나이도 어린 것도 아니고, 적어도 20대 후반으로 보이던데.
자신이 책을 그렇게 만든 건 금방 인정합니다만,
절대 자신은 잘못을 한 게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책을 읽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그런 식으로 읽을 수 있다.
중간에 페이지를 안 접어 놓으면 다음에 와서 어디서부터 읽어야할지 어떻게 아냐.
그럴 수도 있는 일이지, 뭘 그렇게 몰아세우느냐.
대충 이런 식의 말의 반복이었습니다.
여긴 도서관이 아니라 서점이다.
책을 읽을 수는 있다. 하지만 파는 책이니만큼 깨끗하게 봐야 하지 않는가.
책을 이렇게 만들어놓으면 누가 사겠는가. 완전 중고책이지 않는가.
이 책이 당신 개인 책이라면 접든 낙서를 하든 상관하지 않지만, 이건 엄연히 판매를 하는 책이다. 이래선 팔지도 못하고, 반품을 해야 하는데 모두 서점측에서 다 부담해야 한다.
이렇게 말해봐야 소 귀에 경 읽기.
참 뻔뻔하더군요.
결국 읽은 책들을 모두 구입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는 서점에 오지 않을 것인가.
양자택일을 하라고 하니 할 말을 잃더군요.
서점에 와서 책은 읽고 싶고, 하지만 이 책들을 모두 사기는 싫고.
말은 안 했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눈에 훤히 보였습니다.
결국 서점에 다시는 안 오는 걸로 결론을 맺었습니다만,
쫓겨나가는 거면 얼른 나갈 생각은 않고
화장실에 들러, 그것도 큰 볼일을 보고 나가더군요.
나 참, 살다살다 이런 무개념은 처음 봤습니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 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희한한 사람들이 간혹 온다고 하니,
앞으로 이런 사람들을 몇 번 더 볼지도 모르겠네요.
에휴, 한숨만 나옵니다.
# by | 2009/10/20 03:02 | 잡담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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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며는 아예 책에 낙서하는 찢어가는 망할 xx들도 있으니...
자기 책이라도 저렇게 봤을까요, 에휴.
책을 10만원 어치를 사가서 한번도 안봤다고 환불해 달라고 하신분도 있다고...ㅇㄱㄴ
왜이리 무개념이 많나요 ;ㅅ;
10만원치 사고 환불해달라면 그것도 개념이 없죠.
이 세상 개념찾기 참 힘들어요.
근대 우리 이번에 만나면 뭐할꺼냐?
한잔 하는거냥? ㅎㅅㅎ)?